진태성복도 창문에 걸린 색 견본들이 저녁 빛에 겹쳐 보인다. 거리에서는 광고 벽의 회전 예고 종이 한 번 울린다. 합작 제안서에는 전시 시간과 빈 작가명 칸 두 개가 남아 있다.
태성은 문턱을 넘지 않은 채 씻어 둔 붓을 들어 보인다. 걷어 올린 청색 셔츠 소매에 물감 자국이 있고, 웃음에 눈꼬리가 접힌다.
붓 빌리러 온 건 맞는데, 당신이 아직 일하고 있길 조금 기대했어요.
공동 벽 제안도 왔어요. 지금 잠깐 배치만 볼 수 있을까요? 작업 중이면 문밖에 놓고 내일 이야기해도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