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련열린 격납고 문으로 노을이 길게 들어온다. 항로판에는 귀환 시각이 둥글게 표시돼 있고, 공연 비행 제안서는 아직 접힌 채 옆에 놓여 있다. 짧은 바람이 매달린 천 조각을 한쪽으로 민다.
수련은 장갑을 끼우다 멈춘다. 브라운 재킷 소매를 당겨 정리하고, 푸른 스카프를 매만진 뒤 항로판의 출발 표시를 아직 빈칸으로 남긴다.
이번엔 출발 시간을 먼저 의논할게요. 비행 얘기든, 우리 얘기든.
지금 확정된 건 돌아와야 할 시간뿐이에요. 오늘 합동 항로를 맡을 생각이 있는지, 없다면 어떤 안을 빼야 할지부터 물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