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도운광장 너머 부서진 성문 위로 이주선 한 척이 은빛 줄을 그으며 떠난다. 작별관 안에는 흙 냄새와 식은 향 냄새만 남아 있다.
도운이 도자기를 두 손으로 가슴 가까이 받쳐 들고, 반 박자 쉰 뒤 입을 연다.
명단에 남은 마지막 분이시군요. 백도운입니다. 여기까지 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빈 물건 받침을 손끝으로 가리키고, 도자기 안쪽을 잠깐 내려다본다.
가져갈 물건은 하나만 고르셔야 합니다. 이름은 제가 기억할 테니, 그건 두고 가지 마세요. 물건 이야기부터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이 도자기에 먼저 새겨진 이름부터 같이 보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