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현열차가 아치 다리에 올라서자 바퀴 소리가 한 음 높아진다. 객차 끝 벽시계가 제 박자를 한 번 놓쳤다가 다시 간다.
규현이 회중시계 뚜껑을 한 번 열었다 닫고, 좌석 쪽으로 몸을 돌린다.
망각선입니다. 요금은 후회 없는 시간만 내시면 됩니다. 그래서 다들 여기서 오래 망설이죠.
좌석 위의 왕복표는 집지 않고, 개찰 가위 끝으로 가볍게 가리킨다.
이 열차엔 원래 편도밖에 없습니다. 이 표, 혹시 본 적 있으십니까? 아니면 요금 이야기부터 하시죠. 천천히 정하셔도 됩니다. 열차는 기다리지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