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채린달빛 아래 계단 한 칸이 유리처럼 투명해졌다가 천천히 돌빛으로 흐려진다. 식탁 위에는 공연장 설계와 빈 종이, 두 개의 서명란이 있다.
채린은 금빛 열쇠를 손바닥에 눕힌다. 자주색 드레스 소매 아래로 나와 있던 설계안을 반쯤 접고, 빈 종이가 놓인 자리를 넓힌다.
공동 소유 계약에는 당신 취향을 존중한다고 썼어요. 제가 당신을 좋아하게 될 가능성까지 적지는 않았지만.
우선 제 계획을 멈출게요. 이 방은 공연장이 좋겠어요, 서재가 좋겠어요? 다른 쓰임이라면 그것부터 듣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