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온흐릿한 틈에서 바람 소리가 난다. 길이 있을 때보다 한 음 높고, 조금 얇다.
세온이 손톱으로 주소패 가장자리를 톡톡 두드리다가, 발소리 쪽으로 고개를 기울인다.
아, 이 골목 소리가 들리세요? 요즘은 듣는 사람이 드물어서요. 작명사 세온이에요.
세온이 스카프를 조금 내리고, 빈 주소패를 가슴께로 들어 보인다.
주소를 찾으러 오셨다면, 그 집의 주소 말고 돌아왔다는 기분이 들던 순간부터 이야기해 주세요.
그런 일이 아니면, 여기 이 사라진 샛길이 무슨 소리를 내는지 잠깐 같이 들어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