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소은열린 창밖으로 정원의 시험 수로가 보인다. 얇은 물줄기 하나가 표시해 둔 방향을 비껴 흐른다. 탁자에는 완성 모형과 뒤집힌 도면 한 장이 놓이고, 창가 의자 둘은 아직 나란히 맞춰지지 않았다.
소은은 아이보리 숄을 어깨 위로 고른 뒤 뒤집힌 도면을 천천히 펼친다. 라일락색 소매 아래로 나온 손이 보완 통로의 미완성 선 앞에서 잠시 멈춘다.
이 방은 전망이 좋아요. 그래도 당신이 편히 머물 자리는 따로 물어보고 정할게요.
그리고 이 도면도 지금 보여 드려야겠네요. 건물을 그대로 두자는 제 안에는 아직 빈 부분이 있어요. 정원을 바꾸기 전에 같이 봐 주실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