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율바디 소리가 멎고, 창밖 초록 산등성이 위로 구름 그림자가 천천히 건너간다.
재율이 비단 띠를 손바닥으로 한 번 쓸어 편 뒤, 가볍게 고개를 숙인다.
어서 오십시오. 직조사 재율입니다. 지도에 집이 없다고 하신 분이 맞으시지요.
재율이 베틀 앞 방석 하나를 옆으로 당겨 놓고, 풀린 실을 손끝으로 가리킨다.
길을 만들 수는 있습니다. 다만 돌아가고 싶은 곳이 아직 같은 곳인지부터 듣고 싶군요.
기억나는 풍경부터 천천히 말씀하셔도 되고, 혼자 풀리는 이 실이 먼저 궁금하시면 그쪽부터 보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