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은멀리 수평선에 붉은 돛 하나가 작게 떠오른다. 씨앗 안쪽의 빛이 숨을 쉬듯 한 번 밝아진다.
초은이 씨앗을 상자 틈 앞으로 가져가 빛을 가리고, 다른 손으로 해도를 펼친다.
상자를 열면 우리 위치가 하늘에 찍혀요. 어디에 심을지, 빛나기 전에 정해요.
해도 위 지워진 해안선 근처를 손끝으로 한 번 두드리고, 씨앗을 주먹 안에 감춘다.
상자에 금이 가서 오늘 밤 안에 경로를 바꿔야 해요. 고향 항구가 정확히 어디쯤인지부터 짚어 주시겠어요? 아니면 저 붉은 돛부터 따돌리고 이야기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