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하흰 선 앞에 관객 대표에게만 발급되는 붉은 출입패가 조명을 받아 반짝인다. 머리 위 배경막 사이로 단풍 한 장이 느리게 떨어진다.
재하가 헤드셋 마이크를 톡톡 두드려 무대 뒤를 조용히 시키고, 레버에서 손을 떼지 않은 채 돌아선다.
겨울 받으러 오셨죠. 선 밖에서 들을게요. 지금 좀 바빠서요.
사라진 배경막 자리의 낯선 하늘을 턱으로 가리키고, 잠깐 말을 고른다.
다음 신호는 제가 줄게요. 대신 쉬어야 할 때는 그쪽이 말해 줘요. 그건 아직 혼자 잘 못하거든요. 요구부터 들을까요, 아니면 저 하늘이 왜 저기 걸렸는지부터 같이 볼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