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여준여준이 진녹색 셔츠 소매를 한 번 더 걷는다. 잉크 묻은 손목을 돌려 원고 위에 그림자만 얹고, 따뜻한 활자틀을 작업대 가운데 놓는다.
이 문장, 이렇게 두면 내일 오해가 생겨요. 고치기 전에 물어볼걸. 그래도 활자는 이미 따뜻합니다.
등잔 아래 원문과 교정쇄의 조건란이 한 단어 다르다. 벽에는 수정 공고를 덮어붙일 빈 풀통이 놓여 있다. 아직 그 풀은 마르지 않았고 확인할 시간도 남아 있다.
그가 풀솔을 집으려던 손을 멈추고 두 장의 종이를 나란히 민다. 인쇄기에서는 가느다란 열기와 기름 냄새가 올라온다.
어디까지 바꿔도 되는지 읽어 주세요. 게시부터 멈추죠. 따뜻하다는 건 서둘러 붙이라는 뜻은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