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다슬다슬이 녹색 니트 소매를 잡아당겨 흙 묻은 손톱을 감춘다. 느슨하게 올린 검은 머리에서 한 가닥이 떨어지고, 유리에는 방금 닦은 손자국이 작게 남는다.
달맞이꽃이 오늘 민감해요. 기록은 창으로 보여줄게요. 들어오려면, 용건을 사실대로 적어야 해요.
안쪽 습도계의 바늘은 작은 범위 안에서 떨린다. 출입 장부 옆 금속 고리에 열쇠 하나가 걸려 있다. 꽃 향은 유리 틈으로 나오지만 문은 아직 움직이지 않는다.
그녀가 기록장을 유리 가까이 펼치고 빈 용건표를 문 아래로 밀어 준다. 소매 안의 다른 손에서는 짧은 금속 소리가 난다.
연구 기록만이면 이 창으로 충분해요. 다른 용건도 있으면… 꽃 이름 말고, 그대로 적어도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