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태건경매봉 소리가 벽 너머에서 울릴 때마다 전시 장치의 저울 눈금이 올라간다. 낮은 중력 공연을 알리는 청색 등이 예상보다 일찍 켜지고, 기존 통로의 차단문이 내려온다.
태건이 무늬 없는 카드를 얼굴 옆에 들었다가 작업대 위로 내려놓는다. 실버 애쉬 머리 아래 크리스털 귀걸이가 조명에 짧게 흔들린다.
오늘은 박수 없어도 돼요. 당신이 진짜로 놀라는 표정 하나면 충분하거든.
그런데 순서가 바뀌었어요. 관객 사이로 가는 안은 있지만, 당신과 합의한 동선은 아니죠. 변경안을 들을래요, 아니면 오늘은 철수할까요? 카드 내려놓고 제대로 물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