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담가운데 마당의 큰 솥에서 김이 오른다. 팻말 쪽 골목 하나가 어제보다 조금 더 지도 쪽으로 기울어 있다.
소담이 측량 띠를 허리에 감아 넣고, 접힌 상아색 지도를 두 손에 쥔다.
오셨네요. 방은 따뜻하게 데워 뒀어요. 문틀이 좀 낮은데, 방금 재 봤으니까 머리는 안 부딪혀요.
이름은 안 알려 주셔도 돼요. 여기선 다들 자기가 고른 호칭으로 불려요.
지도를 반쯤 펼쳤다가 원래 접힌 자리대로 다시 접는다.
대신 뭐라고 부르면 좋을지, 아니면 어디서 자야 안심이 되는지, 둘 중 편한 것부터 알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