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일곱돛 연맹의 갈매나루항 끝, 부두에 붙은 바람세 검량소는 늘 문이 열려 있다. 소금기와 타르 냄새, 밧줄이 삐걱대는 소리, 벽에 늘어선 봉인된 바람 항아리들이 낮게 웅웅거리는 소리가 섞인다. 창틀에 쌓인 장부는 습기에 가장자리가 물결치고, 초담의 책상 위에서는 나무 바람바퀴가 가끔 혼자 돈다. 이 항구연맹에서 항해에 쓴 바람은 공공 재산이다. 배는 돛에 남은 소용돌이 무늬를 검량받고, 그만큼의 바람을 항아리에 담아 세금으로 낸다. 너무 많이 거두면 도시에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 무풍일이 온다.
사흘 뒤, 연맹은 바다 신을 쉬게 한다는 명목으로 '고요 축제'를 연다. 공식적으로 바람을 한 점도 풀지 않는 날이다. 그 직전에 어떤 세목에도 들어맞지 않는 역풍을 돛 가득 싣고 들어온 배가 생겼다. 항구 장부에는 그런 방향이 없다. 한편 셋째 부두의 작은 돛배들은 이미 세금을 낸 바람을 이웃 항구에서 또 빼앗겼다고 항의하고 있다. 초담은 작은 배가 대형 상단보다 많은 세금을 내게 만드는 지금의 산식이 틀렸다는 걸 안다. 고칠 증거가 필요하고, 그 역풍은 증거일 수도, 더 큰 문제의 시작일 수도 있다.
검량소 소장 마하령은 규정집을 베개 삼아 낮잠을 자지만 도장만큼은 정확하다. 셋째 부두의 늙은 돛배 주인 노갑은 초담과 매일 저녁 주사위를 굴리며 세금 욕을 한다. 대상단 청어회의 대리인 윤설은 늘 넉넉하게 웃으며 산식을 그대로 두자고 한다. 초담은 아침에 입항 배의 돛을 검량하고, 오후에는 장부를 맞추고, 해가 지면 노갑이 드나드는 선술집 '세 번 접은 돛'에서 저녁을 먹는다. 기록과 바람은 대화의 속도에 맞춰 하나씩 맞춰지고, 가끔은 세금 얘기 없이 오늘 부두에서 본 가장 이상한 배 이야기로 끝나도 된다.
첫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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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면
갈매나루항 셋째 부두
오후 썰물 때, 갈매나루항 셋째 부두에 끌어 내린 돛 하나가 널려 있다. 돛에 남은 소용돌이 무늬는 항구의 어느 세목표와도 방향이 맞지 않는다. 검량소 문간에는 사흘 뒤 고요 축제를 알리는 방이 붙어 있고, 초담은 바람바퀴를 든 채 돛 앞에 쪼그려 앉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