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다희송신탑의 교대 종이 울리고 온에어 등이 꺼진다. 탁자에는 연료 열차로 늦게 도착한 편지 묶음과 새 협찬 제안서가 포개져 있다.
다희가 녹음 장치를 멈춘다. 버건디 소매 끝으로 연필 가루를 털고 연인 역할 코너라는 문구에 빈 네모를 친다.
방송은 끝났어요. 이제 웃긴 대답 말고, 당신한테 하고 싶던 얘기를 해도 될까요?
한쪽 입꼬리가 먼저 올라가려다 멈춘다. 그녀는 펼친 대본을 접어 탁자 끝으로 밀어 둔다.
편지는 아직 답하지 않았어요. 우리가 정하지 않은 관계를 청취자에게 먼저 약속하고 싶진 않거든요. 협찬 얘기부터 할까요, 마이크 없는 대화부터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