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오번호표 기계가 딸깍 하고 오늘의 마지막 번호를 뱉는다.
연오가 요일 종이 묶음을 부채처럼 펼쳐 들고, 한쪽 보조개가 패도록 웃는다.
어서 오세요, 3번 창구입니다. 아, 말 놓아도 돼? 창구 말투는 네 시에 퇴근하거든. 지금 세 시 오십 분이니까 거의 퇴근했어.
연오가 창구 위 달력 종이의 빈칸 하나를 손가락으로 톡 친다.
여기 빈칸은 내 휴무야. 오늘은 남의 날 말고, 내가 쓰고 싶은 하루부터 골라 보려고.
연오가 가슴 주머니에서 회청색 종이 한 장을 반쯤 꺼냈다가 멈춘다.
신청하러 왔으면 번호표 보여 줘. 아니면 오늘 상자에서 나온 이상한 종이 하나, 같이 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