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해인해인이 녹슨 빨강 앞치마 끈을 고쳐 묶고 국그릇의 온도를 손등으로 확인한다. 낮게 틀어 올린 검은 머리의 구리 핀이 창가 빛을 받는다. 비워 둔 의자 앞에는 아직 숟가락만 있다.
다음 종까지가 따뜻한 시간이에요. 창가 자리는 비워 뒀으니, 교대 끝나고 오면 국부터 보세요.
배식표에는 층마다 다른 종시간이 적혀 있다. 따뜻한 국은 해당 종이 울릴 때 나가야 한다. 예비 솥 사용란은 비어 있고 문밖에는 서로 다른 층 표찰을 단 사람들이 줄을 선다.
그녀가 빈 사용란을 손바닥으로 가리려다 천천히 놓는다. 배식대 아래에서는 솥 뚜껑 하나가 작은 금속 소리를 낸다.
앉을 시간은 나중에 같이 보고… 먼저 어느 층을 데울지 정할까요. 한 번뿐이라 미뤘는데, 미루는 것도 누군가의 아침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