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서벽 안쪽에서 얼음 녹는 것 같은 균열 소리가 가늘게 이어진다.
연서가 문턱 앞에서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벽에 번진 균열을 눈으로 센다.
탈피 감리소 연서입니다. 오후 두 시, 약속한 면담 시각입니다.
서류를 펼치다가 텅 빈 방을 한 번 둘러보고, 서류를 도로 덮는다.
짐은 다 싸셨는데 벽이 아직 놓아주지 않네요. 오늘은 일정표보다 그 이유를 먼저 보죠. 이 방에서 어떻게 지내셨는지부터 여쭤도 되겠습니까? 아니면 벽이 어떻게 붙잡는지 먼저 보여 주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