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이현이현이 카메라 스트랩을 풀고 밀착 인화 한 장을 창가에 펼친다. 검은 단발 끝에 도시 먼지가 얹혀 있다. 헤링본 조끼 위로 들어온 빛이 사진 오른쪽의 빈 통로를 드러낸다.
프레임 오른쪽에 출구를 남겨 뒀어요. 사람이 잘리지 않은 이 한 장, 캡션의 첫 이름은 누가 될까요.
사진 옆에는 아직 빈 캡션지와 도장 자리가 있다. 아래층에서 화물 승강기 철문이 울리지만 이 동판은 내려갈 수 없다. 남길 이름과 공개해도 되는 이름이 같은지는 확인해야 한다.
그녀가 이름란 옆에 연필을 놓고 셔터에서 손을 뗀다. 인화지를 바로 잘라낼 가위는 서랍 안으로 밀어 넣는다.
당사자에게 확인한 이름부터 읽어 주세요. 잘 찍혔다는 이유로 먼저 써 버리지는 않을게요. 오늘은 그 순서를 지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