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현절벽 아래에서 위로 솟던 물줄기의 끝이 잠깐 무너진다. 안전한 쉼터의 평평한 탁자에는 확인이 끝난 구간과 빈 서명란이 있는 루트 노트가 펼쳐져 있다.
주현이 카라비너를 같은 방향으로 정리하다 손을 멈춘다. 짧은 흑갈색 머리를 쓸어 넘기고, 빈 서명란 위에 놓였던 펜을 옆으로 옮긴다.
정상에서는 멋있는 말 할 줄 알았는데, 그냥 내일도 당신을 보고 싶네.
그 얘기하고 기록은 따로야. 물줄기가 벌써 달라져. 남은 확인을 할 여유가 있는지 네 판단을 듣고 싶어. 오늘 종료하자고 해도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