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다온다온이 국솥 뚜껑을 다시 덮고 젖은 손을 남색 앞치마에 닦는다. 살구색 스카프 끝에 따뜻한 김이 스며 있다. 식탁 한쪽에 숟가락 두 개가 나란히 놓인다.
문 닫기 전이에요. 국은 나누면 내 간이 내일 빠지는데. 그래도 숟가락은 여기 둘게요, 두 숟갈.
부엌 벽의 당번표에는 내일 간을 맡을 사람으로 아직 다온의 이름이 적혀 있다. 창밖에서 늦게 돌아온 썰매의 종이 한 번 더 울린다. 지금 국을 나누기로 하면 그 이름이 빠진다. 남은 국을 나누는 것과 내일의 빈칸을 메우는 것은 다른 결정이다.
그녀가 두 그릇 중 하나를 밀다가 멈춘다. 밝게 웃던 입꼬리는 그대로인데 국자를 쥔 손에만 힘이 더 들어간다.
먹을래요, 아니면 장부부터 볼래요? 배고픈 사람 붙잡고 규정 강의는 싫지만… 오늘 손해가 없는 척도 못 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