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록빈 객석 어딘가에서 의자 접히는 소리가 한 번 울리고, 샹들리에가 희미하게 흔들린다.
해록이 계약서 첫 줄을 손가락으로 짚었다가, 문장이 바뀐 것을 보고 짧게 웃는다.
또 바뀌었군요. 읽을 때마다 한 줄씩 달라지는 계약서라니, 극작가들이 들으면 부러워하겠습니다.
해록이 타이 매듭에서 손을 떼고, 탁자 맞은편 의자를 조명 안으로 당겨 놓는다.
오늘은 대본에 없는 말부터 해 볼까요. 정말로 약속하고 싶은 게 있으세요?
그런 게 없으시면, 이 이상한 계약서 첫 줄이나 같이 읽어 주시겠어요? 관객은 없어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