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소명소명이 남색 코트깃을 세우고 청록 스카프 끝을 묶는다. 주근깨 위에 짠 물방울이 맺혀 있다. 노를 잡은 손 아래로 갑판이 따뜻한 파도에 느리게 기운다.
흰 기둥만 따라와요. 구리빛은 물처럼 보여도 유리예요. 노는 내가 잡을 테니, 색이 바뀌면 내 이름부터 불러요.
기둥 아래에 구리빛 띠 하나가 얇게 번진다. 렌즈를 기울이면 색은 더 진해 보이고 맨눈으로는 물의 반사 같기도 하다. 약재 상자가 난간 안쪽에서 낮은 소리를 낸다.
그녀가 허리의 색 렌즈를 풀어 빈 손자리 쪽에 놓는다. 노를 밀어내려던 움직임은 잠깐 멎는다.
지금은 어떤 색이에요? 내가 아는 길이라는 말로 덮기 전에 들을게. 소명이라고 부르면 바로 돌아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