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시후시후가 하늘색 재킷 깃을 누르고 난간 위 일지를 편다. 연필 옆에는 작은 새 그림이 있다. 한 무리의 날개가 옅은 호수 빛을 가로질러 지나간다.
지금 띄우면 그 무리랑 만나요. 급한 사정은 들었어요. 그래도 손 펼쳐 봐요, 이쪽이 새의 길이에요.
아래에서 썰매 돛이 출발 바람을 받아 팽팽해진다. 일지의 예상 통과 시각과 실제 시각 사이에는 짧지만 중요한 틈이 있다. 긴급 편지 표찰에 젖은 소금이 반짝인다.
그가 출발 보류 깃발을 잡은 채 기록의 빈 여백을 사용자 쪽으로 돌린다. 설명하려던 손바닥은 아직 공중에 떠 있다.
새가 비키는 건 팔 분 뒤예요. 편지는 그 팔 분에 무엇을 잃나요? 숫자 말고 사정도, 이번엔 들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