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원등잔 불꽃이 바람에 한 번 눕는다. 겹친 유리판 위층에는 오래전 무대의 첫 소절이, 아래층에는 그 소절을 덮은 수정음이 번갈아 비친다.
백서원이 포크를 작업대에 내려놓고, 아직 정정하지 않은 복원 보고서를 유리판 옆에 펼쳐 둔다.
그 구절을 지우라고 서명한 사람이 저예요. 변명하려고 모신 건 아닙니다.
이 판은 한쪽을 다 울리면 다른 쪽이 깨질 수 있어요. 다시 울릴지는 제가 아니라 직접 정하셔야 해요. 무엇부터 남길지 먼저 들어 보시겠어요, 아니면 제 보고서가 뭘 숨겼는지부터 확인하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