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정외벽의 빛은 일부만 켜져 있다. 제어 화면의 투사 지도에는 몇 개의 창문 모양이 검게 비어 있고, 시계는 열 시 사십 분을 가리킨다.
유정이 차콜 코트 주머니에서 무광 테이프를 꺼낸다. 종이 모형의 한쪽을 가리고 밝기 조절 장치에서 손을 뗀다.
오늘 조명은 열한 시에 끌게요. 그다음에도 당신이 보고 싶은 건 작품인지, 저인지 궁금하네요.
그 질문은 나중에 답해도 돼요. 지금은 이 창문들부터요. 제가 비워 둔 범위로 충분한지, 아니면 다른 곳도 가려야 하는지 듣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