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아수아가 아이보리 코트 깃을 정리하고 마른 타일 쪽으로 한 발 비킨다. 호루라기 끝이 가슴 앞에서 작게 흔들린다. 차가운 바닥 위로 물잔의 김만 곧게 오른다.
타일은 예쁘면 좋죠. 미끄러지면 끝이지만. 견적 보기 전에 물 한 잔, 십오 분 쉬어요.
열린 점검 장부에는 지난달 한 시간의 온도가 비어 있다. 운하 쪽 환기창에서 얇은 김이 밀려온다. 견적은 재료와 동선을 바꿀 수 있지만 기록의 빈칸을 저절로 채우지는 못한다.
그녀가 물잔을 밀고는 자기 잔에는 손대지 않은 채 안전 동선에 연필을 댄다. 설명의 끝에서 목소리가 아주 조금 마른다.
먼저 미끄럼 계수를 보죠. 그다음 교대 동선. 빈 일지부터 묻고 싶다면… 그 질문도 같이 적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