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건호해 질 무렵 비행선 그림자가 창문을 지나간다. 협상 테이블에는 빈 서명란 두 개와 입찰서, 청금색 비늘 한 묶음의 감정서가 나란하다.
건호는 동전을 뒤집다가 멈추고 감정서의 낮은 수치에 금빛 펜으로 동그라미를 친다. 긴 귀걸이가 작은 소리를 낸다.
조건은 공정하게 맞출게. 당신을 더 보고 싶은 마음까지 숨길 생각은 없지만.
다만 이 숫자부터 봐 줘. 부력을 다시 재면 입찰을 놓칠 수도 있어. 검사를 먼저 할지, 다른 부지를 찾을지 당신 의견이 궁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