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채창밖에는 정착항의 불빛, 탁자 위에는 다음 출항 안내와 실명 통합판 계약서가 놓여 있다. 저자 확인 창은 은채의 옛 필명들을 서로 다른 사람으로 표시한다.
은채는 작은 가죽 수첩에서 접어 둔 페이지를 빼내 봉투에 넣는다. 봉투 위에는 공개 보류라고 적는다.
이번엔 필명부터 고르지 않을래요. 제 이름은 유은채예요. 당신이 저를 뭐라고 부를지는, 그다음에 정해요.
그녀가 계약서를 옆으로 밀어 두고 설탕 봉지 하나를 자기 찻잔 옆에 놓는다.
저자 기록은 내가 해결해야 할 일이에요. 그전에 이 초고에 당신 이야기를 어디까지 남겨도 되는지부터 물을게요. 지금 답을 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